제가 신학교에 다닐 때, 매 년 마다 가는 ‘퇴수회’란 것이 있었습니다. 퇴수회(退修會)의 뜻은 '잠시 뒤로 물러나서 자신을 돌아보는 모임'이란 뜻입니다. 우리가 보통 아는 ‘수련회’의 다른 말이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이름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일상을 살면서 가지게 되는 잠시 동안의 여유, 매일의 삶 가운데 가지게 되는 ‘커피 한잔의 여유’가 삶 가운데 반드시 필요함을 이야기하는 것이겠죠.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그래서 뭔가를 안하면 뒤처지는 것 같아 몸은 가만있어도 마음만은 항상 분주해야하고, 뭔가 쫓겨야 살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 이 세상. 그래서 우리는 ‘멈춤 (Stop)’이란 말을 종종 시간 낭비라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Stop 사인이 나오면 그 3초의 시간을 못 견뎌하기 일쑤죠.
어제 새벽기도 시간에 기도는 ‘하나님의 위대한 신(神)되심을 대우해 드리는 의전(儀典)’이라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기도는 멈춤’입니다. 내 생각, 내가 가진 것으로 커다란 문제를 머리로 들이 받으려하지 말고,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는 그 문제를 내려놓고 뒤로 물러서서 하나님께 기도하므로, 하나님께서 우리의 하나님이심을,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여 주실 위대한 신이심을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주님은 성경을 통해 이미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여호와가 우리 하나님이신 줄 너희는 알지어다 그는 우리를 지으신 이요 우리는 그의 것이니 그의 백성이요 그의 기르시는 양이로다” (시편 100:3). “이르시기를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 (시 46:10).
삶 가운데 ‘멈춤’이 있는 하루, ‘기도 한 마디의 여유’가 있는 하루, 이것이 매일 마시는 차나 커피처럼, 우리의 일상이 된다면, 우리는 놀라운 삶을 경험케 될 것입니다.
- 조형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