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년 전에 출간된 베스트셀러 작가인 한수희 님의 『여행이라는 참 이상한 일』이란 책을 본 적이 있습니다. 자신이 여행을 하며 겪었던 경험을 솔직하면서도 진중하게 그러나 단순하면서도 위트있게 잘 풀어냅니다. 그 가운데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여행을 할 때 나는 거의 누워 있다. 어딜 잘 가지도 않고 뭘 잘 하지도 않는다. 그저 적당한 장소를 찾아 눕거나 널브러져 있다. 누워서...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한다. 한번 누우면 잘 일어나지 않는다. 어쩌면 그게 내가 여행에서 배운 전부인지도 모른다. 누울 줄 아는 것. 누워 있는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
우리가 사는 캐나다도 그렇고 해외여행을 가면, 항상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외국인들은 여행지에서 머물며 그곳에서 여러 날 동안 여유를 즐깁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항상 바쁘죠. 여행을 위해 지출한 돈과 시간이 아까워 어떻게든 많은 곳을 다니려 애를 씁니다. 쉼이 아니라 오히려 쉬면 죄책감이 드는 여행인 것이죠. 일상 가운데 일을 할때나, 그것을 떠나 여행을 하여도 늘 쉼에 대한 두려움과 죄책감이 ‘빨리 빨리’ 유전자를 가진 한국인들에게는 있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말씀합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마 11:28). 천국은 어떤 곳일까요? 계 21:3-4의 말씀처럼 그곳은 분명히 참된 기쁨이 있고, 삶이 있고, 건강한 곳입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참된 쉼을 주시는 예수님과 함께 있기에, 누워도 죄책감이 들지 않는 곳일 것임에 분명합니다. 마냥 누워 있어도 분명 괜찮은 곳일 것임에 분명합니다. 인생이란 바쁜 삶 가운데, 쉼이 있는 여행을 떠나려면, 반드시 천국으로 가야겠습니다.
- 조형진 목사